부중지어(釜中之魚)
후한의 외척 중에 양기만큼 나라에 피해를 끼친 인물도
드물다. 아우인 불의가 하남의 태수가 되었을 때 8명의 사자로 하여금 주군(州郡)의
순찰을 명했다. 8명 중의 장강은 수레의 바퀴를 낙양 숙소의 흙 속에 묻고서 "산개와
이리와 같은 양기의 형제가 요직에 올라 있는데, 여우나 삵괭이와 같은 지방관리를
조사하며 돌아다닐 수 있는가?" 하고, 반대로 양기 형제를 탄핵하는 15개 조
항의 상소문을 제출했다. 이로 인해 양기의 미움을 사 장강은 양주와 서주를 십여년간
휩쓸고 다니는 장영이란 두목이 이끄는 도적 떼의 근거지인 광릉군의 태수로 임명되었다.
장강은 태수로 임명받자 단신으로 도적 떼의 산채로 수레를 몰고 가서, 장영과 만나
사람의 도리를 들려주면서 설득했다. 장영은 장강의 용기와 그의 인격과 열정에 감복하여,
"저희들은 이와 같이 하여 서로 취하여 목숨을 오래 보존할지라도 그것은 물고기가
솥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釜中之魚). 결코 오래 계속되지 못할
것입니다" 라고 말하여 만여 명의 도적 떼가 항복했다. 장강은 산채에서 도적들과
잔치를 베풀고, 도적들을 석방해 주었다. 부중지어란 여기 서 유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