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축(角 逐)
한자(漢字)의
조상(祖上)이라 할 수 있는 갑골문(甲骨文)을 보면 각(角)은 영락없는 뿔이다.그
뒤 여러 단계(段階)를 거쳐 현재(現在)의 글자체인 해서(楷書)로 정착(定着)되었으므로
달라지게 되었다.쇠뿔이나 물소뿔은 속이 텅 비어 있다.그래서 가끔 술잔으로도 이용했는데,
이 때문에 각(角)이라면 「술잔」의 뜻도 있다.물론 끝이 뾰족했으므로 「모퉁이」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해(解)，촉(觸)，상(觴)등은 모두 「뿔」과 관계(關係)있는 글자들이다.한편
축(逐)은 착(.동작)과 豕(돼지 시)의 결합(結合)이다.곧 우리를 뛰쳐 나온 돼지를
잡기 위해 뒤쫓아 가는 것을 말한다.따라서 뜻은 「쫓다」가 된다.
각축(角逐)은 뿔로 싸우는 것이다.야생동물(野生動物)을 소개(紹介)하는 ＴＶ프로그램을
보면 여러 수컷이 한 마리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장면(場面)이 많다.자연히
다툼이 없을 수 없다.이때 즐겨 사용하는 무기(武器)가 뿔이다.이른바 각축전(角逐戰)인
것이다.그런데 사람이 싸우는 것도 동물(動物)과 별로 다를 게 없었던 모양(模樣)이다.「암컷」대신
「땅」을 뺏기 위해 싸우곤 했는데, 뿔 대신 「창이나 칼」을 사용했을 뿐이다.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가
대표적(代表的)인 경우로 백성은 도탄(塗炭)에 빠지고 천하는 혼란(混亂)에 휩싸였다.오죽했으면
짐승들이 본능(本能)에 따라 싸우는 모습을 인간(人間)에게 적용(適用)시켰을까.이제는
땅 뿐만 아니라 돈 때문에 각축(角逐)을 벌이곤 한다.차츰 짐승이 되어가는 듯하여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