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항산 무항심(無恒産無恒心)

맹자(孟子)가 유세(遊說)에 실패(失敗)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고향(故鄕-山東縣}에 돌아와 쓸쓸히 만년(晩年)을 보낼 때의 일이다. 고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등(騰)이라는 소국(小國)이 있었다. 그가 고향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등문공(騰文公)은 그를 국정(國政)의 고문(顧問)으로 초빙(招聘)했다. 맹자(孟子)가 오자 그는 대뜸 치국(治國)의 방책(方策)을 물었다.
사실 맹자(孟子)는 위민정치(爲民政治) 이념(理念)에 투철(透徹)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늘 통치자(統治者) 보다는 백성(百姓)의 입장(立場)에 서서 정치(政治)를 논(論)했다. 그는 문공(文公)에게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설명(說明)하면서 그 첫걸음은 백성들의 의식주(衣食住)를 만족(滿足)하게 해주는데 있다고 했다. 제 아무리 인의(仁義)니 도덕(道德)을 강조한들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다면 사상누각(砂上樓閣)에 불과(不過)할 뿐이다. 곧 민생(民生)의 안정(安定)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역설(力說)했던 것이다. 그래서 말했다.
"有恒産이면 有恒心입니다(일정한 재산(財産)이 있으면 변치 않는 마음도 있는 법)."
이 말을 뒤집어 보면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도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우리 속담(俗談)에도 '쌀 독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또 '사흘 굶어서 도둑 안되는 자 없다'는 말도 있다. 치국(治國)의 첩경(捷徑), 그것은 민생에 있다. 먼저 백성을 배불리 먹여 놓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