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군자(梁上君子)
후한(後漢)말의
진식(陳寔)은 태구현(太丘縣-현 河南省)의 현장(縣長)이었다. 백성(百姓)을 잘 돌보았으므로
명망(名望)이 자자했다. 어느날 밤, 책을 읽고 있는데 한 사내가 몰래 들어와서는
대들보 위에 쪼그리고 앉는 것이 아닌가. 도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진식(陳寔)은
모른 척 하고 책을 계속 읽다가 한참이 지나 아들과 손자(孫子)들을 불러 모은 다음
이렇게 말했다."사람이란 본디 착한 것. 혹 나쁜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본성(本性)이
악해서가 아니라 상황(狀況)이 그렇게 만드는 것뿐이다. 대들보 위에 있는 저 군자{梁上君子}처럼
말이야." 도둑은 깜짝 놀랐다. 자신(自身)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점잖게
꾸짖는 말에 양심(良心)의 가책(呵責)을 느껴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대들보
위에서 내려와 땅에 넙죽 엎드려 사죄(謝罪)했다. "어떠한 벌(罰)이라도
달게 받겠나이다.""자네는 악한 사람이 아닌 것 같네. 아마 가난(家難)
때문에 이런 짓을 한 것이겠지." 그리고는 비단 두 필을 주어 돌려 보냈다.
이 일이 있고 부터 그 고을에는 도둑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때부터 양상군자(梁上君子)는 '도둑'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使用)되었다. 그런데
대들보 위에 올라 가는 것에는 쥐라는 놈도 있다. 그래서 양상군자(梁上君子)는 '쥐'를
뜻하기도 한다. 후에 진식(陳寔)은 84세의 나이로 죽었는데 그의 인품(人品)을 흠모(欽慕)한
나머지 문상객(問喪客)이 3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군자(君子)였던 것이다.